부동자금 556조…예금 50조 만기 몰려

부동자금 556조…예금 50조 만기 몰려

입력 2010-12-14 00:00
수정 2010-12-1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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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단기 부동자금이 550조원을 웃도는 가운데 은행권에 잠겨 있는 정기예금 50조원이 한꺼번에 만기를 맞는다.

 14일 금융권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수시입출금식 예금과 요구불예금,현금,머니마켓펀드(MMF),양도성 예금증서(CD),종합자산관리계좌(CMA),환매조건부채권(RP)을 합친 단기 부동자금 규모는 10월 말 현재 556조3천98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83조원까지 증가했던 단기 부동자금은 올해 9월 말 552조1천78억원으로 줄었다가 10월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여기에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표지어음,증권사 고객예탁금 등도 단기 부동자금으로 간주하면 그 규모는 약 656조원(9월 말 기준)으로 불어난다.

 게다가 현재 은행권에 묶여 있는 정기예금의 만기가 내년 1분기까지 집중적으로 돌아온다.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중 만기를 맞는 정기예금은 50조4천523억원으로 추정됐다.이는 은행권 전체 정기예금 잔액인 515조3천298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은행들은 그러나 이번에는 만기가 도래하는 예금을 재유치하려고 고금리를 얹은 특판예금을 팔지 않기로 했다.이미 자금이 넘쳐나 굳이 금리 경쟁에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대체 투자처가 없어 시중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주식시장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자금이 은행,주식,부동산 등으로 분산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김현기 차장은 “은행들은 유동성이 풍부하고 대출 수요도 많지 않아 특판에 대한 유인이 적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주상철 연구원은 “내년에는 시중자금이 주식과 부동산 등의 위험 자산으로 분산,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금의 단기 부동화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장기 저축에 대한 유인책과 기업 구조조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 이지언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시중자금 단기 부동화 원인과 대책’ 보고서에서 “장기 저축에 대한 비과세 혜택과 세금우대 상품을 철폐하는 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부동자금이 실물경제로 유입되도록 구조조정 등을 지속해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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