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거치기간 연장 어려워진다

가계대출 거치기간 연장 어려워진다

입력 2010-12-26 00:00
수정 2010-12-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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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치기간이 끝난 가계대출에 재차 거치기간을 설정해 원금 상환없이 이자만 내도록 하는 관행이 조만간 중단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24일 가계대출 구조개선 차원에서 이 같은 방향으로 시중은행에 대한 행정지도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들은 보통 3년이나 5년 안팎의 거치기간을 두고 20~30년 분할상환하는 방식으로 주택대출을 취급해왔다.문제는 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거치기간만 계속 연장해 이자만 갚을 경우 상환능력 초과로 인한 부실화 위험성에 노출된다는 것.

 이에 따라 금감원은 향후 거치기간이 만료되는 가계대출에 대해선 거치기간 연장을 자제하도록 은행들을 지도키로 했다.

 금감원은 또 은행들이 새로 대출상품을 판매할 경우에도 가급적 거치기간이 없는 비거치식 대출상품을 대출희망자에게 추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거치기간의 만기연장을 중단하고,신규대출엔 비거치식 상품의 판매를 늘려 부실화 위험이 있는 거치식 대출의 비중을 떨어뜨리겠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보통 3년이나 5년 안팎으로 설정되는 거치기간도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단축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은행이 자체적으로 거치기간의 총 허용기간을 제한하도록 유도하고,필요할 경우 은행과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모범규준을 마련토록 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금감원은 실무검토를 거쳐 늦어도 내년 1분기 안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지도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충분한 준비 없이 거치기간 연장이 중단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치기간 연장이 중단된다면 대출자 입장에선 원리금 상환부담이 급증한다는 것.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거치기간이 끝난 대출자가 원금상환을 하지 못할 때 추가로 거치기간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관행이 중단된다면 오히려 가계대출 연체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거치기간에 대한 규제가 부동산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거치기간 연장 중단 때문에 연체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가계대출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들은 금감원의 행정지도까지는 앞으로 2~3개월 정도의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고 대응방안과 상품개발 등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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