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긴장완화에 원화 하이킥…종전 정상회담때와 다른 모습

남북 긴장완화에 원화 하이킥…종전 정상회담때와 다른 모습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5-01 10:34
업데이트 2018-05-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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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원화강세…중장기 영향은 ‘글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촉발된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원/달러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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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폭 하락한 원달러환율
소폭 하락한 원달러환율 지난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8.6원(0.80%) 하락한 1068.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됨에따라 하락 마감했다.
뉴스1
당장은 대북 리스크 감소에 따른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앞선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2000년 6월 13∼15일 1차 정상회담 기간 원/달러 환율은 계속 올랐다.

남북 정상이 처음 만난 역사적인 사건이었음에도 환율은 그해 6월 19일까지 5거래일간 연속 상승했다.

오히려 정상회담 개최 전인 6월 초에 환율이 단기간에 내려 원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2007년 10월 2∼4일 열린 2차 정상회담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정상회담 기간을 포함해 3거래일간 연속 올랐고 그해 10월 9일에 가서야 2.1원 내렸다. 정상회담 이후 20여일간 환율은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가 그해 10월 24일부터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이번 3차 정상회담은 이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환율 시장이 좀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정상회담 당일인 지난달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3원 하락했다.

당시 미국 10년물 금리가 3%대로 성큼성큼 다가가면서 미 달러화가 한창 강세를 보이는 시기였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앞선 지난달 26일까지는 5거래일 연속 상승(원화 약세)했다.

정상회담 당일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 홍콩 달러 등 주요 아시아 통화가 달러화 대비 모두 약세를 보였으나 원화만 강세를 보인 것은 정상회담의 영향으로 풀이됐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금융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은 지난달 30일에도 이어졌다.

남북 정상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에는 종전뿐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담겨 있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실험장 폐쇄를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힌 점이 공개되면서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대한 낙관론이 한껏 높아졌다.

30일 원/달러 환율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전 거래일 대비로 8.6원 급락했다.

당분간은 정상회담의 여파로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철도와 도로, 주택, 가스관, 건설·토목 등 인프라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증시가 상승세를 보여서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 2차 정상회담 때는 단발성이었으나 지금은 비핵화가 언급되고 김정은 위원장이 핵시설 폐기까지 언급해 급진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라며 “남북 경협으로 증시가 전반적으로 괜찮아 환율이 당분간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장기적인 영향은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남북 긴장 완화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기대감이 아닌 실제로 현실화되는 양상이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고 이에 따라 남북 경협 움직임이 개시되거나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실제로 진행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확실히 중요한 이벤트이지만 다들 신중하게 접근할 것 같다”며 “국제 신용평가사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리거나 외국인이 긍정적인 재료를 확인하고 원화 주식·채권을 매입해야 환율이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가적인 환율 하락을 외환 당국이 허용할 것인가도 관건이다.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까지 떨어지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수출에 비상등이 켜진다. 이에 경제 펀더멘털을 우려한 외환 당국이 과도한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미세조정에 나설 수 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1,050원 밑으로 내려가면 수출 증가율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일종의 국가부도확률)가 내려가는 것에 비례해서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점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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