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후텐마 ‘봉합’…난제 여전

美日 후텐마 ‘봉합’…난제 여전

입력 2010-05-27 00:00
업데이트 2010-05-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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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끝 ‘원위치’…하토야마 타격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부가 지난 8개월간 정치.외교적 혼란을 불렀던 후텐마(普天間)기지 이전안에 대해 미국과 합의함으로써 일단 외교적으로는 이 문제를 봉합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작년 9월 취임이후 후텐마를 최소한 오키나와 밖으로 이전함으로써 주민들의 부담을 줄이고 일본에 불리했던 ‘미일 지위협정’을 개선하겠다고 큰 소리 쳤지만 얻은것 없이 지지율 추락으로 상처투성이가 됐다.

 오키나와의 부담을 줄이고 일미 외교를 대등화하겠다는 뜻은 높았지만 이를 실천할 외교력과 정치적 리더십이 없었다.

 일본내에서 어느 지역도 미군 기지를 받겠다는 곳이 없다.결국 2006년 미일 양국이 어렵사리 합의하고 주민들도 수용하기로 했던 기존안을 깨겠다고 나섰다가 ‘판도라의 상자’만 건드린 격이 됐다.

 ◇ 돌고돌아 원위치…하토야마 타격

 일본은 1995년 미 해병대원의 일본인 소녀 폭행사건을 계기로 후텐마 기지 반환 문제를 제기한뒤 10여년만인 2006년 5월 미국과 후텐마를 같은 오키나와현내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에 있는 미군 기지 캠프슈워브 연안부로 이전한다는 ‘로드맵’에 합의했다.

 하지만 작년 9월 취임한 하토야마 총리는 돌연 기존 미일 합의를 깨고 오키나와의 부담을 줄일수 있는 새로운 이전 방안을 찾겠다고 나섰다.국외 또는 최소한 오키나와현 밖으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미군 기지 부담에 눌려있던 오키나와 주민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크게 찬성했지만 미국과 사전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일본 정부가 이를 추진하는 바람에 미일 동맹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일본 정부는 당초 작년말까지 이전지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오키나와내 이전에 연립여당인 사민당이 반발하자 올해 5월말까지로 결정 시한을 연장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그동안 새로운 이전지를 찾기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어느 지역도 후텐마를 받겠다고 나선 곳이 없는데다 미국도 기존안 고수를 요구하자 5월말 시한에 쫓겨 결국 ‘원위치’로 회귀할 수밖에 없었다.

 하토야마 총리는 훈련의 일부를 오키나와 밖으로 옮기고 친환경적인 기지 건설방안 등을 들어 미일 합의안이 기존안과는 다른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여론은 이를 믿지않고 있다.

 후텐마 문제가 혼미를 거듭하고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의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하토야마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출범초기 70%대에서 20% 안팎으로 급락했다.

 ◇ 미일 동맹 복원 전망

 일본 정부가 먼 길을 돌아 기존 합의안으로 복귀하면서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말 터진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천안함 침몰은 일본과 미국의 동맹 복원에 대한 강력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 23일 오키나와를 방문한 자리에서 “동아시아의 안보환경에는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해병대 등 주일 미군의 억지력을 저하할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천안함 침몰에 따른 한반도 정세의 불안을 감안할때 후텐마의 오키나와내 이전을 신속히 종결해야한다는 의미로 미국이 원하는 발언이었다.

 그동안 하토야마 총리는 오키나와의 부담 경감을 미일 동맹에 우선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엔 ‘미군에 의한 억지력의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도 이런 하토야마 총리의 변화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과의 회담에서 일본 정부의 후텐마 방향 전환에 대해 “아직 중요한 작업이 남았지만 지금까지의 진전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 오키나와.사민당 반발

 하지만 오키나와 주민들은 하토야마 정부로부터 배반을 당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하토야마 총리의 ‘오키나와 현외 이전’ 약속을 믿고 기대했는데 결국 정부가 기존 합의안으로 회귀함으로써 오키나와보다 미국을 우선했다고 분노하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달 들어 2차례 오키나와를 찾아 주민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 반발은 수그러들지않고 있다.

 후텐마기지의 헬리콥터 훈련 일부를 도쿠노시마로 이전하겠다는 방안에는 도쿠노시마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사민당도 정부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정면 대치하고 있다.

 사민당 당수인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소비자담당상은 “미일 합의문에 ‘헤노코’가 명기될 경우 각의에서 서명하지않을 것이며 대신직(장관직) 에서 파면되는 것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사민당은 후텐마를 외국이나 오키나와현 밖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이 당론이어서 연립탈퇴 여부를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8월말∼9월초까지 미국과 협의를 거쳐 후텐마 이전의 세부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이전 장소와 공법 결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그 때까지 오키나와와 도쿠노시마 주민,사민당을 설득하는 ‘대내 협상’을 끝내야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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