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는 더욱 커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서울신문 DB
미국의 2021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국방비는 전년 대비 0.3% 증액한 7405억 달러로 책정됐으며 보훈부 예산도 13% 늘어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추진한 국방과 참전군인 지원이 강화된 것이다. 2024년까지 우주인들을 다시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항공우주국(NASA) 예산은 13% 늘었으며 국토안보부(3%), 에너지부 국가핵안보국(19%) 예산도 증액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던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도 20억 달러의 예산을 새로 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시행해 효과를 톡톡히 봤던 감세안도 연장된다. ‘감세법’에 개인세 감면이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됐는데, 1조 4000억 달러를 들여 10년 더 연장하는 안이 담겼다.
반면 비국방분야는 올해 대비 5% 삭감한 5900억 달러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의회가 합의한 수준에도 못 미친다. 특히 해외원조 예산을 21%나 삭감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의 원인이 됐던 대(對)우크라이나 원조는 올해 수준으로 유지됐다.
또 메디케어, 푸드스탬프 등과 같은 사회복지 예산 역시 2920억 달러를 줄였다. 이는 감세와 재정 지출 확대 등으로 인한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 확대를 사회복지·해외 원조 예산 삭감으로 메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 2028년까지 재정 적자를 줄이는 10년 계획을 5년 늘린 ‘15년 감축안’을 바꿨다. 이는 대선이 있는 올해 자신의 공약에 엄청난 ‘달러’를 풀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WP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만 해도 2021년 재정 적자가 45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재정 적자는 8년 만에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재정 적자를 줄이기보다 자신의 재선을 위해 2021년도 예산을 2018년보다 7000억 달러 늘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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