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제외는 편협한 행동…文, 8·15경축사서 한일비전 제시를”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편협한 행동…文, 8·15경축사서 한일비전 제시를”

한준규 기자
입력 2019-08-07 22:32
수정 2019-08-08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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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역사 전문가’ 더든 교수

“日, 2차 가해… 개인청구권은 당연
국제사회서 日 더욱 작게 만들 것
日기업, 亞 신뢰 잃으며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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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
“일본이 바른 길을 갈 수 있지만, 편협하고 근시안적 행동을 하고 있다.”

미국 내 저명한 동북아 역사 전문가인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는 6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에 대해 이렇게 비판하면서 “이는 일본을 국제사회에서 더욱 작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든 교수는 또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이 지지세력 규합을 위해 한일 양국이 서로 불신하고 증오하도록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든 교수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한일 관계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2년 전 베를린선언에서 북한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처럼 일본에 쓴소리를 하면서도 한일의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아베 정권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국제사회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든 교수는 일본의 한국 식민지사 등을 연구해 왔으며, 2015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왜곡에 항의하는 역사학자 500여명의 집단 서명을 주도했다.

-문재인 정부가 한일 무역전쟁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있다.

“나는 문 대통령이 한국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불행한 과거사를 치유하기 위해 올바른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일본이 피해자를 다시 한 번 비난하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일본은 강제 노역 배상 판결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당시 한국의 독재정권은 개인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화된 지금의 한국 정부는 개인의 권리를 인정하고 그들의 청구권을 인정한 것이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이런 사례가 국제적으로 있는가.

“독일은 나치에 의해 고통받은 개인을 위한 다양한 보상 방법을 확립했고 여전히 새로운 주장이 나오면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과거를 과거로 치부해 버리는 일본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일본이 한국 공격에 나선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베 정권이 지지세력을 규합해 전쟁 가능 국가로 가기 위한 정치적 목적부터 한국에 대한 경제적 위기감 등이다.”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에 나설 듯한데.

“GSOMIA의 연장 여부 결정 시한인 오는 24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GSOMIA 폐기 여부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일본을 더욱 압박하는 방법이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앞으로 한일 경제전쟁을 예상한다면.

“단기적으로 삼성 등 한국 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 기업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신뢰를 잃으면서 더 어려워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언한다면.

“아베 정권이 한국과 중국 등에 사죄는커녕 역사를 왜곡하고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자 등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이는 일본뿐 아니라 한일 관계 발전 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08-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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