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이 지난해 9월 미 상원 법사위원회의 브렛 캐버노 당시 연방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을 듣고 있다. 2019.08.08 워싱턴 AP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하원 법사위는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송 서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하면 법사위가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핵심 사안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라고 강조했다. 맥갠은 지난 2년여간의 수사를 마친 뮬러 특검이 내놓은 448쪽짜리 수사보고서에서 핵심 증인으로 부상했으나, 백악관이 출석이나 증언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한 후 의회 소환 명령에 응하지 않고 있다. 뮬러 특검은 이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나 지난달 열린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 사법방해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법사위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미 대선 당시 자신의 선거캠프와 러시아 측의 공모 여부를 파고들지 못하도록 제프 세션스 당시 법무장관을 압박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도 맥갠 전 고문이 증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문제를 백악관이 논의한 것에 관해서도 맥갠이 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리처드 닉슨 정부 당시 백악관 법률 고문이던 존 딘처럼 맥갠 전 고문도 파괴력 있는 증언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딘 전 고문은 1974년 닉슨 전 대통령 사임으로 이어진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 증인이었다. 그는 애초에는 사건의 기획·은폐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으나, 의회에서 닉슨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 사임의 계기를 제공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번 소송에 대해 의회가 감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선거를 앞둔 가운데 펼치는 정치 공세라고 주장했다. 법사위 공화당 간사인 더그 콜린스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 “맥갠이 카메라 앞에서 공개적으로 증언하게 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그들이 실체적인 정보를 얻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싸움이나 조사의 구경거리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매우 잘 보여준다”고 저격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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