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A 투데이 홈페이지 캡처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회사 L 브랜즈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였던 에드 라젝이 2014년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를 어떻게 꾸밀 것인지에 대해 12월 2일(현지시간) 에인절(모델)들과 상의하고 있다.
USA 투데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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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한 이들 가운데 가장 이름이 널리 알려진 모델은 슈퍼모델 벨라 하디드(24)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기업 L 브랜즈의 회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에서 물러난 지 얼마 안된 에드 라젝이 평소 패션쇼 등을 준비하면서 음담패설,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그를 비롯해 여러 모델들이 입을 모아 폭로했다고 일간 USA 투데이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모델들은 레슬리 웩스너 L 브랜즈 창업자 겸 CMO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는데 그는 되레 이를 알린 여성 몇몇을 해고했다고도 했다.
지난해 11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 갑자기 취소된 일이 있었다. 웩스너 회장은 언론들에 뿌린 성명을 통해 오는 5월 마케팅과 패션쇼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개최하겠다고 공표했다. 당시 L 브랜즈는 방송사와 중계권 계약이 제대로 된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마치 중계권 문제 때문인 것처럼 굴었는데 이제 보니 모델들과 이런 갈등과 분쟁이 잠복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렇잖아도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선정적이라는 비난, 낮은 시청률 때문에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2018년 시청률은 2001년부터 연말 휴가철에 이 쇼가 방송을 탄 이래 가장 낮아 327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센은 2년 만에 반토막 이상이 났다고 했다.
NYT는 당시 이 쇼를 준비하면서 라젝이 소파에 앉아 네 사람이 곁에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디드가 입을 속옷이 안방 중계에 적절한지 판단하겠다며 입어 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팬티는 걸칠 생각도 말라”고 하디드에게 말한 뒤 그녀의 가슴이 “완벽하다”고까지 말했다는 것이다. 함께 있던 세 사람은 똑같은 속옷을 걸친 다른 모델의 속옷 속으로 손을 넣어 허벅지 아래를 만지는 것을 봤다고 신문에 증언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이 패션쇼를 취소했던 지난해 11월 하디드는 팝스타 리한나가 창업한 새비지 X 펜티 브랜드의 전속 모델로 합류하면서 빅토리아 시크릿에 대한 불평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던 일이 있다. 그녀는 “리한나는 대단하다. 내가 런웨이에서 진짜 섹시하다고 느꼈던 것은 처음이었다. 다른 란제리 쇼 일을 하면서 내가 그렇게 힘에 넘쳤던 적은 없었다. 리한나는 ‘네가 걸어보고 싶은 대로 걸어보렴’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역시 슈퍼모델인 지지 하디드(25)의 동생인 벨라는 다양한 속옷들을 걸쳤던 2018년을 비롯해 3년 연속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로 런웨이에 섰다고 USA 투데이는 전했다. 그러면서 L 브랜즈나 라젝 본인의 해명을 듣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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