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마카오 격려 뒤 홍콩 압박… “국가보안법 제정하라”

시진핑, 마카오 격려 뒤 홍콩 압박… “국가보안법 제정하라”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9-12-22 22:48
업데이트 2019-12-23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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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제정 추진했다 반발 커지자 철회

람 장관, 강경진압 조사위 설치 퇴짜 맞아
시진핑 “홍콩경찰 지지” 강경 대응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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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족 인권 지지 집회로 번진 홍콩 시위
위구르족 인권 지지 집회로 번진 홍콩 시위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열린 22일 에디버그 광장에 내걸린 중국 국기 오성홍기를 내리고 신장자치구의 위구르족 인권을 지지하는 시위 참가자를 경찰이 체포하고 있다. 위구르 주민을 지지하는 대규모 별도의 집회가 홍콩에서 열린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반환 20주년을 맞아 마카오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 모범 사례’로 칭찬한 직후 중국 당국이 홍콩에 대해 국가보안법 제정을 압박했다. 중국은 홍콩 시위대 강경 진압에 대한 조사위원회 설치 건의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마카오를 방문한 시 주석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20일 베이징으로 돌아갔다. 곧바로 중국 국무원 소속 홍콩연락판공실에서 법무부장(우리의 법무부 장관)을 지낸 왕전민 칭화대 교수는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홍콩이 지체 없이 국가보안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콩의 헌법 격인 기본법 23조는 홍콩 특별행정구가 독자적 법률을 제정해 국가 전복과 반란을 선동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 정부는 2003년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다가 홍콩 시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이를 철회했다. 홍콩 정부가 ‘범죄인인도법’(송환법) 개정 강행으로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가장 큰 정치적 위기를 맞은 가운데 중국이 노골적으로 국가보안법 도입을 촉구하고 있어 홍콩의 정치적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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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중국 지도부에 시위대의 일부 요구를 수용하자고 요청했다가 묵살당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지난 14∼17일 베이징을 방문한 람 장관은 시위대의 5대 요구안 가운데 하나인 ‘경찰 진압 과정을 조사할 독립된 위원회 구성’을 베이징 당국에 제안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람 장관에게 “단호하게 법을 집행하고 홍콩 경찰을 굳건히 지지한다”며 되레 시위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지시했다.

앞서 람 장관은 올해 10월에도 독립 조사위 설치와 체포된 시위대 일부 사면 등을 수용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가 철회했다. 베이징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그간 중국 당국이 람 장관을 건너뛰고 홍콩 경찰에 직접 시위 진압 지시를 내렸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꾸렸다가 자칫 중국의 개입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다. 베이징에서 이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9-12-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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