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에 ‘실례’한 대통령 촬영했다가… 남수단 언론인 6명 구금

바지에 ‘실례’한 대통령 촬영했다가… 남수단 언론인 6명 구금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3-01-07 21:20
수정 2023-01-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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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 키르 마야르디트 남수단 대통령. 2022.9.13 AP 연합뉴스
살바 키르 마야르디트 남수단 대통령. 2022.9.13 AP 연합뉴스
공식 행사장에서 바지에 ‘실례’를 한 자국 대통령을 촬영한 혐의로 남수단 언론인 6명이 구금됐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이날 남수단 국영방송(SSBC) 소속 언론인 6명이 승인받지 않은 촬영물을 공개한 혐의로 국가안보국에 구금됐다고 밝혔다.

CPJ는 현지 언론 보도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SSBC 통제실 담당자와 촬영 기자 및 책임자 등 6명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당국에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임의로 (언론인을) 구금해온 그간의 관행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마야르디트 남수단 대통령이 생방송 중 소변 실수를 하는 모습. 사진출처 Sahara TV 유튜브
마야르디트 남수단 대통령이 생방송 중 소변 실수를 하는 모습. 사진출처 Sahara TV 유튜브
앞서 지난달 13일 진행된 한 도로 기공식 현장에서 살바 키르 마야르디트(71) 남수단 대통령이 국가를 부르던 도중 ‘사건’이 벌어졌다.

키르 대통령이 다른 참석자들과 마찬가지로 가슴에 손을 얹고 있을 때 그의 옅은 색 바지 안쪽이 젖고 발 아래 바닥에 ‘물’이 고인 모습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키르 대통령은 고개를 숙여 바지를 보며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키르 대통령이 두리번대자 그를 찍던 카메라들은 황급히 다른 곳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의 장면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온라인상에 빠르게 확산했다. 키르 대통령의 나이를 감안해 노인성 질환 중 하나인 요로감염증을 앓고 있는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SSBC 측이 해당 영상을 방송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영상이 유포된 정확한 경위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살바 키르 마야르디트 남수단 대통령(가운데)이 수도 주바의 남수단인민방위군(SSPDF) 본부에서 콩고민주공화국(DRC)으로 배치되는 SSPDF 출병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2.12.28 AFP 연합뉴스
살바 키르 마야르디트 남수단 대통령(가운데)이 수도 주바의 남수단인민방위군(SSPDF) 본부에서 콩고민주공화국(DRC)으로 배치되는 SSPDF 출병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2.12.28 AFP 연합뉴스
한편 CPJ는 “남수단 당국은 SSBC 직원 6명을 조건 없이 석방하고 이들이 어떠한 협박이나 체포에 대한 추가적인 위협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동안 언론인 6명이 체포됐다는 보도를 부인한 남수단 언론인연합(UJOSS)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구금된 언론인들을 석방하라고 밝혔다.

키르 대통령은 오랜 내전을 겪은 남수단이 2011년에 독립한 뒤 지금까지 12년간 통치를 이어오고 있으나 야당 탄압과 부정부패 문제로 비난을 받아왔다.

그의 집권 이래 남수단에서는 선거가 단 한 차례로 치러지지 않았으며 내년에 첫 선거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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