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션 뉴욕을 입힌다

한국 패션 뉴욕을 입힌다

입력 2010-02-10 00:00
수정 2010-02-10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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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패션 디자이너들이 미국 뉴욕 정복에 나선다. 뉴욕은 최근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를 제치고 세계 유행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

선두 주자는 제일모직의 총괄 디자이너(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정구호(48) 상무. 그는 자신의 브랜드 ‘헥사 바이 구호’로 1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단독 쇼를 연다. 이는 전 세계 패션 디자이너들의 꿈의 무대이자 경연장인 뉴욕패션위크(11~18일)가 시작되기 직전에 열리는 것이어서 패션계의 남다른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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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위적 디자인이 특징인 ‘구호’ 브랜드. 이 브랜드를 만든 정구호 상무는 ‘헥사 바이 구호’라는 별도 브랜드로 뉴욕에서 단독 패션쇼를 연다. 제일모직 제공
전위적 디자인이 특징인 ‘구호’ 브랜드. 이 브랜드를 만든 정구호 상무는 ‘헥사 바이 구호’라는 별도 브랜드로 뉴욕에서 단독 패션쇼를 연다.
제일모직 제공
뉴욕 첼시의 아트&테크놀로지센터 ‘아이빔’에서 열리는 이번 쇼에 정 상무는 전위적인 디자인의 옷 60여벌을 선보인다. 한 벌 가격이 6000~8000달러(약 700만~900만원)다. ‘헥사 바이 구호’라는 브랜드는 뉴욕 진출을 위해 별도로 만든 브랜드다. 육각형(헥사)의 완전한 숫자 6처럼 최고의 옷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다.

패션 사진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닉 나이트와의 협업 작업이라는 점도 시선을 끈다. 요지 야마모토, 알렉산더 매퀸 등 유명 디자이너의 광고 사진으로 예술가 반열에 오른 닉 나이트는 헥사 바이 구호의 옷에서 영감을 얻은 아트 필름을 제작, 패션쇼 무대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제일모직 구호의 김정미 사업부장은 “많은 국내 브랜드가 뉴욕 진출이라는 목표 아래 시행착오를 거쳐 왔지만, 구호는 한국의 명품 패션 브랜드 최초로 글로벌화에 성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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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열리는 한국 패션문화쇼룸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석원, 홍승완, 정구호, 정욱준, 큐레이터 윌프레드 딕호프, 이도이, 박춘무, 윤원정.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뉴욕에서 열리는 한국 패션문화쇼룸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석원, 홍승완, 정구호, 정욱준, 큐레이터 윌프레드 딕호프, 이도이, 박춘무, 윤원정.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정구호 상무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디자이너 브랜드인 ‘구호’는 2003년 제일모직에 인수됐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둘째딸 이서현(37) 제일모직·제일기획 전무의 지휘 아래 2년 전부터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해 왔다.

구호는 국내에서도 간결하고 파격적인 선을 내세운 ‘미니멀한 아방가르드 컨셉트’로 최근 6년간 연평균 50%씩 성장했다. 2009년에는 인수 초기의 6배에 이르는 7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얼마 전 호암 이병철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이 전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가 입고 나온 연보라색 옷도 정구호 상무가 특별제작한 것이었다.

‘앤디&뎁’ 브랜드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김석원과 윤원정, 여성 의류 브랜드 ‘데무’의 박춘무, 파리에서 먼저 인정받은 이도이, 2008년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을 받은 정욱준, 지난해 남성복 브랜드 ‘로리엣’을 출시해 주목받은 홍승완 등도 뉴욕 무대에 선다. 뉴욕패션위크 기간 동안 뉴욕 공공도서관에 설치되는 한국패션문화쇼룸(12~14일)을 통해서다. 여기에는 정구호 상무도 참여한다. 이들은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바이어와 패션·언론 관계자들에게 한국의 패션을 선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하는 행사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가방 등으로 유명한 MCM이 뉴욕의 삭스 핍스 애비뉴 백화점에 입점하기도 했다. MCM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이끄는 브랜드다. 마크 제이콥스와 한국계인 두리 정 등 수많은 인기 패션 디자이너를 배출한 뉴욕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손맛’이 얼마나 인정받을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0-02-1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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