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중단하고 정기국회 임해야… 尹, 李 만나 대화를”[최광숙의 Inside]

“이재명 단식 중단하고 정기국회 임해야… 尹, 李 만나 대화를”[최광숙의 Inside]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23-09-04 01:36
업데이트 2023-09-04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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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호남지역의 정치 원로로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김대중(DJ)맨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후 정치적 보폭을 넓힌 그는 예나 지금이나 ‘중도 실용’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여야 모두에 빚이 없는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정쟁에만 몰두하는 ‘운동권 기득권 정당’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에는 야당과 소통하는 ‘어른스러운 여당’ 역할을 주문했다. 박 전 부의장을 지난달 24일 만난 데 이어 지난 1일 전화로 혼돈의 정치권 좌표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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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은 사법적 위기와 당내의 어려운 입지를 넘기 위한 계산된 선동적 행위로 국민 상식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렵다”며 “억울하다면 당당하게 수사에 응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준석 기자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은 사법적 위기와 당내의 어려운 입지를 넘기 위한 계산된 선동적 행위로 국민 상식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렵다”며 “억울하다면 당당하게 수사에 응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준석 기자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부 심판’을 내걸고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다수 의석을 가진 제1야당 대표가 나라 살림살이와 정부 정책을 점검하는 정기국회에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장외 단식 투쟁을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지층 결집을 유도해 검찰 수사를 지연시키고 구속영장 청구를 최대한 늦추어 총선 목전에 제1야당 대표를 구속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호소로 국민의 동정을 사려는, 고도로 계산된 정치 술수다. 당장 단식을 중단하고 정기국회에 임해야 한다.”

-이번 정기국회도 이재명 ‘방탄 국회’가 될 것으로 보나.

“이 대표는 지난 6월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그런데 정기국회에서 그의 체포동의안 자체가 상정되지 못하게 하거나 부결시킬 경우 민주당은 대표의 주장과 상반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국민을 깔보는 것이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 체제를 어떻게 보나.

“이 대표는 개인 비리로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 본연의 일과가 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당 역시 민생은 외면하고 정쟁에만 몰두하고 내분에 휩싸여 내년 총선에서 어느 쪽에 서야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에만 골몰하고 있다.”

-이 대표의 수사에 답답해하는 보수층도 적지 않다.

“언론을 통해 수사·기소 내용을 보면 경험칙상 이 대표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검찰은 ‘정권이 출범한 지 언제인데 수사에 진척이 없냐’는 국민들의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지부진한 수사 상황을 보면 유능한 검찰로 보기 어렵다.”

-민주당은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등 김건희 여사 공격에도 열을 올린다.

“국정 수행 책임자도 아닌 김 여사를 공격하고 비난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정책의 본질은 외면한 채 김 여사를 개입시켜 국가 정책에 차질을 빚게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정쟁올림픽이 열린다면 우리나라가 1등할 것이다.”

-한때 몸담았던 민주당에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민주당은 투쟁과 선동으로 나날을 보내는 운동권 기득권 정당으로 변질됐다. 과거 DJ 민주당은 ‘중도 개혁’과 ‘시장경제주의’였지만 지금 민주당은 급진 좌파가 판치는 수구 구태 정당이다. DJ는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했는데, 요즘 민주당은 행동은 있지만 양심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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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던 전두환 세력을 사면했다”면서 “ 윤 대통령은 대승적인 견지에서 국정 수행을 위해 이 대표를 만나 설득과 이해를 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준석 기자
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던 전두환 세력을 사면했다”면서 “ 윤 대통령은 대승적인 견지에서 국정 수행을 위해 이 대표를 만나 설득과 이해를 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준석 기자
-야당과 대화를 하지 않는 여당도 문제 아닌가.

“여당도 국회 파행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여당은 좀 어른답게 정쟁 프레임에서 빠져나와 야당과 대화·타협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데, 지금 사실상 야당을 방치하고 포기하고 있다.”

-특별한 명분 없이 단식에 돌입한 이 대표를 윤 대통령이 만나야 하나.

“윤 대통령은 대승적인 견지에서 국정 수행을 위해 야당 대표를 만나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DJ는 자신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던 전두환 세력을 사면했다. 국민을 통합·결속시켜야 하는 대통령은 감정보다 이성을 앞세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권 일각에서 이 대표가 범죄자라는 인식 때문에 그와의 대화를 ‘법치 훼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여러 범죄 의혹을 받는 피의자나 피고인 신분이지만 거대 의석을 가진 제1야당의 대표다. 이런 양면성을 받아들여 여권은 대화에 나서야 한다. 법치라는 관점에서 이 대표는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아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아직 범죄자가 아니다. 법률상 죄인도 아닐뿐더러 국회와 정국 운영에 협조가 필요한 제1야당 대표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최근 윤 대통령의 ‘제일 중요한 것은 이념’이라는 발언에 대한 논란이 있다.

“대통령의 진의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 같다. 대통령께서는 국정의 목적과 방향을 이념이란 단어로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한다. 정치권에서 통상적으로 언급되는 보수냐 진보냐 논쟁에서 보수 개념만을 국정기조로 삼겠다는 말씀은 아닌 것으로 본다.”

-다양한 민심이 대통령실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여당은 정권과 함께 가는 게 존재 목적인데, 함께 가면서 대통령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면 여당의 역할을 포기한 것 아닌가.”

-여든 야든 민생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쪽은 정쟁을 야기하고 다른 쪽은 정쟁에 대응하는 정국상황을 보면서 정당이 민생을 위한 정책 경쟁을 포기하고 정치적 갈등의 선봉장과 승자가 되려는 데만 집착하는 자세를 비판하는 국민의 목소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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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은 양평고속도로 논란과 관련해 “국정 수행 책임자도 아닌 김 여사를 공격하고 비난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정책의 본질은 외면한 채 김 여사를 개입시켜 국가 정책을 차질빚게 해서는 안된다 ”고 강조했다.  도준석 기자
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은 양평고속도로 논란과 관련해 “국정 수행 책임자도 아닌 김 여사를 공격하고 비난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정책의 본질은 외면한 채 김 여사를 개입시켜 국가 정책을 차질빚게 해서는 안된다 ”고 강조했다.
도준석 기자
-호남 출신 정치인으로 윤 대통령 지지가 쉽지 않았겠다.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지난 정권에서 국가 기본이 무너지고 국정 원칙이 실종됐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려면 ‘정권 교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여겼다. 윤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짧지만 소신과 강단이 있어 잘 다듬으면 보석이 될 원석이라고 판단했다. 공정과 상식, 법치와 정의의 국정운영 기조를 잘 잡았다. 안보태세가 많이 허물어졌는데 한미·한일 관계 등을 잘 복원시켰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다.

“거대 야당에 발목 잡히다 보니 윤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여건이 안 됐다. 전 정권의 실정과 폐해를 수습·복구하는 과정에서 고통이 따르면서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을 스스로를 다듬어 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국민들도 지금은 나라가 수술 후 요양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 발언이 잦다. 내년 총선이 전·현직 대통령 대결 구도로 갈 수 있는데.

“전직 대통령도 국가 발전과 성공을 위해 무한책임이 있다는 것을 성찰하고 국민을 분열시킬 것이 아니라 통합에 기여해야 한다.”

-‘화합형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나는 여러모로 부족하고 미흡한 점이 많아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정치 예비군으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국민의 도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지금 했으면 하는 일은.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을 강조했는데, 대통령 직속의 가칭 ‘공정과 상식위원회’를 설치했으면 한다. 신문고 제도처럼 각 분야의 불공정·비상식적인 것을 제안받아 법률도 개정하고 제도를 개선하면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아질 것이다. 국민과의 소통과 대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광주·전남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낸 호남의 거물 정치인. 중도실용주의자로 소신파다. 사시(제16회)에 수석 합격한 엘리트 검사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첫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된 후 ‘영민한 사람’, ‘나와 역사를 함께 쓸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DJ로부터 각별한 신임과 총애를 받았다. ‘4번 구속 4번 무죄’ 판결을 받아 ‘불사조’로 불린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을 거쳐 현재 대한석유협회장을 맡아 정유업계의 현안 과제와 규제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최광숙 대기자
2023-09-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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