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인사 제도’ 제언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는 직장에서의 오랜 근속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잘파세대의 사회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이 인재 영입과 근속 유지에 고민이 많은 이유다. 또 연금 수급과 정년 연장 등 앞세대와의 갈등 이슈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잘파세대 관심사에 맞춰 인사 관리 제도를 개편할 것을 주문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31일 “소셜미디어(SNS) 발달로 잘파세대는 경쟁 업체에서보다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걸 알면 곧바로 이직을 결심한다. 일정 기간 근로를 기대하는 옛날식 인사 관리는 먹히지 않는다”며 “인사 관리에 절차적 투명성, 합리적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직무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어차피 이직할 거 아니냐’며 직원을 홀대하거나 경력 경로를 고려하지 않은 직무를 부여하는 것은 구인난이란 악순환을 낳는다”고 경고했다.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
‘잘파가 온다’의 저자인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만큼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가 근속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황 교수는 구인에 있어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전을 명확히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구인·구직 플랫폼인 링크드인은 2023년 기업 검색에 ‘소셜 임팩트’(기업 활동의 사회적 영향)를 확인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했는데 이는 잘파세대의 경향을 반영한 변화”라며 “소셜 임팩트를 줄 만한 업무에 잘파세대 직원이 참여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세대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선 잘파세대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투표를 빼곤 연금 문제에 잘파세대 의견을 반영할 프로세스가 없다”며 “전담 부처를 둬 정책적으로 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황 교수는 “구찌의 경우 매출 감소 위기를 30대 이하 직원들의 이야기를 임원들이 듣는 ‘리버스 멘토링’을 실시해 극복했다”며 “세대 간 경험과 관점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업 내부에 마련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2025-01-0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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