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세종시여론전 ‘野高與低’될 듯

설연휴 세종시여론전 ‘野高與低’될 듯

입력 2010-02-11 00:00
수정 2010-02-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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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연휴 세종시 여론전은 ‘야고여저’(野高與低)가 될 것 같다.

 민주당은 원안 고수를 위한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서기로 한 반면 한나라당은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간 대립 등 복잡한 당내 사정과 맞물려 공식적인 활동을 자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야가 명절 연휴 때마다 민심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전력투구해온 전례와는 다른 양상이다.

 ◇한나라당=당 지도부는 11일 설 연휴기간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전에 적극 나서지 않기로 했다.친이.친박간 대립 양상을 감안한 결과다.

 당 공식조직이나 당보 발간 등을 통한 여론전의 경우 당의 한 축인 친박계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친이계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여론 몰이에 나서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수정안을 집중 논의,당내 분란을 조기에 해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 당내에서 일부 부처 이전론,국민투표론,처리 유보론 등 다양한 방안이 제기되면서 여론을 한 곳으로 모으기 힘든 사정도 있다.

 이에 따라 당 분위기는 설연휴 이후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정안을 지지하는 친이계와 원안을 고수하는 친박계의 연휴 직후 ‘대충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친이 주류측이 수정안의 당내 논의를 위해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친이계 핵심인 정두언,정태근 의원 등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연휴 직후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현 당헌.당규는 재적의원 10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을 때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소집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당내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통합과 실용’,‘민본21’은 오는 18일 전체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세종시 합동토론회를 개최하고,조속한 당내 논의를 촉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친박계는 세종시 원안인 당론의 변경 불가 입장을 유지하면서 논의 자체에 부정적이어서 마찰이 불가피하다.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원내대표도 감정의 골만 깊이 파일 수 있는 토론을 자제하자고 얘기하고 있지 않느냐”며 당내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이 같은 당내 전반적인 기류와는 달리 일부 친이계 의원의 경우 설연휴 기간 개인 차원에서 세종시 수정론의 당위성을 홍보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영남권의 한 친이계 의원은 “영남 여론은 반반 정도 된다”며 “설 연휴 지역구 활동을 통해 ‘세종시 블랙홀 현상은 없다’는 점을 적극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 설 연휴 기간 소속 의원별 귀향활동 등을 통해 세종시 수정에 대한 반대 민심을 대대적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대정부질문을 통해 세종시 수정의 부당성을 알리는데 어느정도 효과를 거뒀다는 자평에 따라 여세를 몰아 수정 반대여론을 극대화, 향후 원안 사수 투쟁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세종시 수정안은 재벌에 대한 헐값 ‘땅퍼주기‘이자 혁신.기업도시를 무너뜨리는 엉터리 계획”이라는 내용의 홍보물을 대량 배포키로 했다.

 특히 이번 연휴에는 지역별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도 세종시 여론전에 대거 합류할 예정이다.

 다만 당초 11일 제출을 적극 검토했던 정운찬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카드에 대해서는 자칫 정치공세로 비쳐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일단 보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은 설 민심을 겨냥, 세종시 문제와 함께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실정을 부각시키면서 서민.중산층 정당 이미지를 강조, 여권과 차별화를 꾀하는데도 주력키로 했다.

 홍보물에도 ‘일자리 대란’, ‘서민경제 파탄‘, ‘전월세 대란’, ‘세종시.4대강 공사-국민우롱 사기극‘ 등 현 정부 2년의 ‘5대 실정’을 선정해 실었으며, 이에 대비시켜 일자리 창출 등 ‘뉴민주당플랜‘의 요지도 소개했다.

 여기에는 정권심판론에 불을 댕겨 석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당 관계자는 “바닥에서 세종시 원안 굳히기에 힘을 쏟되, 단순히 세종시 단일 이슈로 가기 보다는 현 정부가 초래한 전반적인 국정난맥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강동구 암사시장을 찾아 설 물가를 점검하는데 이어 12일 용산역에서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하고 귀성인사를 한다. 13일에는 서울경찰청 종합상황실과 종로소방서를 방문하는 등 설 민심행보를 이어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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