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 규명 지연에 음모론 난무

천안함 사고 규명 지연에 음모론 난무

입력 2010-03-28 00:00
업데이트 2010-03-28 10:4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北 공격설·기뢰 폭발설·정부 사고 은폐설 등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해 승조원 46명이 실종된 지 이틀이 지났지만,사고 규명을 하지 못한 탓에 온갖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다.

 초계함 승조 경력이 있거나 함정관련 지식이 풍부한 네티즌은 실명의 글을 통해 나름대로 논리를 갖춰 사고 원인을 다각적으로 추정하지만,대부분 익명의 글은 최소한의 정황 제시나 논리도 없이 음모론 수준의 주장을 하고 있다.

 28일 오전 현재 인터넷에서는 군사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이나 특수공작에 의해 침몰했지만,정부가 이를 은폐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네티즌 ‘파하하’는 “배가 두동강 났다면 내부폭발이 아니라 부실한 위기관리로 북한 잠수함의 접근을 허용해 어뢰를 맞은 것 같다”면서 “군 당국이 유가족에게도 속시원히 말하지 못하는 것은 이런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침몰의 원인을 엔진 화재나 폭뢰 폭발 등 내부 사고로 보는 이들은 국방부가 책임 모면을 위해 북한 공격 가능성을 과대 포장할 것을 우려했다.

 네티즌 ‘ㅇㅇ’은 “(내부사고로 밝혀질 경우) 파장이 엄청나 국방부는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neomong’은 “대북관계는 엉망이 되겠지만,북한의 공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유가족이나 장병,장교,정부 모두 마음이 편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카더라통신’은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의 원인이 된 미국 전함 메인호의 폭발처럼 사고 가능성이 큰 데도 북한의 공격으로 여론을 몰아가면 자칫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라고 경계했다.

 기뢰가 고정장치의 절단으로 바다 위를 떠다니다 사고가 났다는 식으로 위장해 천안호 침몰의 진상을 은폐할 것이라는 추론도 나왔다.

 네티즌 ‘뭐’는 “북한의 공격으로 몰아가기에는 정황상 무리고 내부 폭발로 결론지으면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되니 유실 기뢰에 의한 사고로 하는 것이 청와대 입장에서는 가장 행복한 결말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국방부가 언론 브리핑을 늦추고 유족 등의 궁금증을 속시원히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생존 장병의 입을 막을 시간을 벌려는 것이란 음모론도 있었다.

 ‘Cannavis’는 “유족들이 눈에 보이는 게 없을 텐데 구리고 불리한 건 다 숨기고 저렇게 부실한 브리핑을 해서 뭘 하겠냐”며 “지금쯤 생존자를 한곳에 모아놓고 으름장을 놓으며 입을 맞추고 있을 모습이 눈에 선하다”라는 글을 썼다.

 ‘ㅁㄴㅇㄹ’은 “아마 군 수뇌부는 달변가를 동원,‘떠나간 전우들의 죽음을 하찮게 하지 말라’며 생존자를 설득해 미리 준비한 이번 사건의 모범답안을 진실인양 주입할 것이다”라며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언론사에는 천안호 장교들이 병사들의 자살과 안전사고를 막으려고 야간에 침실 문을 바깥에서 잠가둔 탓에 부사관과 일반 병사가 주로 실종됐다는 제보가 접수되기도 했다.

 구타와 가혹행위 등에 시달린 후임병이 폭발물을 터뜨린 이른바 ‘해군판 김일병 사건’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문의도 있었다.

 군 당국의 자체 조사 결과 사고 당시 병사들의 침실 문이 잠겨지지 않았고,상관한테 불만을 품은 장병이 함정을 폭발했다는 소문도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음모론 성격의 글과 소문이 실체가 없음에도 급속하게 확산하는 데는 국방부와 해군의 언론 브리핑이 부실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돼 유족의 궁금증을 풀어주려는 군 당국의 성의 있는 노력과 신속한 사고 규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언비어는 더욱 난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