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한반도 긴급회의 합의 도출 무산

안보리, 한반도 긴급회의 합의 도출 무산

입력 2010-12-20 00:00
수정 2010-12-2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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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北 비난’ 반대 접점 못찾아···라이스 “이견 심각”

안보리, 한반도 긴급회의 합의 도출 무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9일(이하 현지시간) 한반도 긴장 고조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어떤 합의도 이루어 내지 못하고 회의를 마쳤다.

 안보리는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20일 오전 1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무려 8시간 30분간의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으나,중국이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규탄하는 내용을 성명에 포함하는데 반대하면서 접점 찾기에 실패했다.

 긴급회의를 요청했던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대사는 회의가 끝난 뒤 “어떤 합의도 도출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주요국들간 비공식 협의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보리는 20일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하지만 중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 채택에 동의하는 등 극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별 의미는 없다는 것이 외교가의 분석이다.

 이달의 순회 안보리 의장인 수전 라이스 미국 대사도 “한반도 위기를 둘러싼 안보리 내 이견이 매우 심각하다”며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말해 관련 협의가 이른 시일 내에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라이스 대사는 “회의에서 다수 이사국이 북한의 천안함 침몰 및 연평도 포격을 강하게 규탄했다”면서 “북한의 공격들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침략행위(unprovoked aggression)’”라고 비난했다.

 당초 안보리는 러시아가 제안한 의장성명 초안을 놓고 검토작업을 벌인 결과 대다수 이사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비난하는 내용을 성명에 담자는데 동의했지만,노골적인 북한 편들기를 하는 중국의 반대로 끝내 어떤 결론도 내지 못했다고 안보리 관계자가 전했다.

 러시아는 당초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고 남북 양측에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하고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남북에 특사를 파견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초안을 제출했었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이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북한의 연평도 공격을 비난하지 않는 성명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고,영국은 ‘11월 23일 북한의 한국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별도 초안을 회람해 서방국가들의 지지를 얻어냈다.

 러시아는 영국의 초안에서 ‘북한’과 ‘연평도’를 뺀 ‘11월 23일 포격을 규탄한다’는 수정안을 막판 회람했지만,이마저도 중국이 거부하면서 회의는 끝내 결렬됐다.

 박인국 대사는 “러시아가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은 남북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지만,실제 안보리 회의는 북한의 도발 행위를 규탄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고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의도했던 것은 이루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의 박덕훈 차석대사는 “외교적 해결이 어려울 경우 군이 나서게 될 것”이라며 과거 천안함 때의 발언을 반복했다.

 한편 추르킨 대사는 회의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특사 파견에 대해 많은 회원국이 지지했다고 밝혀 반 총장이 남북긴장 상황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유엔본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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