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의장 전 비서 연루 확인 ‘패닉’..재창당론 고개
검찰이 11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고모씨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돈봉투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특히 검찰이 이날중 고씨를 임의동행 형식으로 연행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찰 조사에서 박 의장 연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상 초유의 현직 국회의장 검찰 소환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경우에 따라서는 문제가 된 지난 2008년 7ㆍ3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후보 선거캠프에 가담했던 일부 현역 의원을 비롯해 여권 인사들의 줄소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당이 이러다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 속에 비상대책위원회에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쇄신파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재창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면서 “당에서는 문제가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 엄정대응하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고 말했다.
안형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한나라당이 창당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오래된 5층짜리 ‘노후 아파트’라고 친다면 부수고 재건축을 해야 한다”며 재창당 필요성을 제기했다.
검찰조사와는 별개로 당내에선 전대 돈봉투 문제가 인적쇄신과 당내 계파갈등으로 비화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맞붙었던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자금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돈봉투 파문이 총선 악재에 그치지 않고 당 분열의 도화선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범친이(친이명박)계 홍준표 전 대표와 원희룡 의원이 전날 “2007년 대선후보 경선도 조직선거였다”, “대선후보 경선도 예외가 아니다”고 각각 주장한 데 대해 친박(친박근혜)계가 강력 반발하면서 당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친박 윤상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까지 말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라고 비판했다.
한 친박 초선 의원은 “여야를 떠나 조직선거를 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그나마 조직선거에서 가장 깨끗한 사람이 박근혜 비대위원장”이라면서 “돈봉투 사건으로 곤경에 처한 친이계가 대선 후보 경선에 초점을 맞춰 덕을 보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친박 의원은 “정치하는 사람이 최소한의 도의는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원 의원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원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당 대표든 대통령 후보든 정당 경선에서 체육관 선거를 퇴출시키는 것은 정치구조 쇄신의 기본중 기본”이라면서 “(나의) 지적을 집단적 반성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어느 계파의 반격이라고 매도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계파주의에 물든 구태”라고 반박했다.
친이계 한 의원도 “돈 선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취지에서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안다”면서 “솔직히 박 비대위원장이 ‘당헌ㆍ당규를 칼 같이 지켰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당헌ㆍ당규는 2006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2007년에도 칼 같이 지켜졌는지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