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경찰관 범죄…‘존경받는 경찰’ 구호 무색

잇단 경찰관 범죄…‘존경받는 경찰’ 구호 무색

입력 2010-01-24 00:00
수정 2010-01-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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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찰관들의 범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경인년 새해를 ‘선진일류 경찰’, ‘존경받는 경찰’이라는 브랜드 제고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호언장담한 경찰 수뇌부가 고개를 들기 힘들게 됐다.

 24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경찰대 소속 경찰관 2명은 금괴 밀반출 피의자의 범행을 돕다가 23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세관에 적발됐다.

 공항 ‘세관·출입국관리·검역(CIQ)’ 출입증 소유자에게는 보안검색이 허술하다는 점을 이용해 밀반출 피의자의 부탁을 받고 직접 30㎏에 달하는 금괴를 몸에 두른 채 출국장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준 것이다.

 공항 내의 각종 치안 유지를 위해 투입된 경찰관이 업무 편의를 위해 주어진 출입증을 악용했다는 점에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근 불거진 경찰관들의 비리 의혹이나 범죄는 이뿐만이 아니다.

 인천지검은 지난 21일 시내 불법 성매매업소를 수사하던 도중 업주 등으로부터 단속 무마 대가로 경찰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 인천지방경찰청을 압수수색하고 소속 경찰관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도 다수의 현직 경찰관들이 단속 무마 등의 대가로 한 안마시술소에서 정기적으로 뇌물을 상납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이달 초부터 수사중이다.

 또 전북에서는 새해들어 면세유 관련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업자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간부 3명이 줄지어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이처럼 본연의 임무인 치안 확보는 고사하고 오히려 범죄자가 된 경찰관의 사례가 잇따라 불거지자 경찰 안팎에서는 인사철의 들뜬 분위기로 인해 직원들의 기강이 풀어질 대로 풀어졌다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올 초 단행된 정기 인사에서 지방청장이나 경찰서장 등 지휘관들이 바뀌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돼 직원들의 기강을 바로잡는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경찰 간부는 “올해 토착비리와 권력형 비리 척결을 위해 수사력을 집중키로 한 상황에서 악재가 계속 터져나와 곤혹스럽다”며 “‘존경받는 경찰’이 헛구호가 되지 않도록 집안단속에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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