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노리는 보이스피싱

노인 노리는 보이스피싱

입력 2010-03-22 00:00
업데이트 2010-03-22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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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주·전북 등 지방 피해건수 급증

지난 5일 인천의 한 우체국에 이모(65·여)씨가 찾아왔다. 이씨는 정기예금에 들어 있던 1300만원을 해지해 요구불예금계좌(보통·저축예금)에 입금하고 현금카드를 발급해달라고 요청했다. 담당 우체국직원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임을 직감했다. 직원이 수상한 전화를 받은 적이 없는지를 묻자 이씨는 “경찰 및 검찰 직원으로부터 ‘계좌가 사건과 연루됐다. 예금을 보호해 줄테니 시키는 대로 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씨는 우체국 직원의 기지로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보이스피싱에 꼼짝없이 걸려든 셈이 됐다.

보이스피싱이 노인들을 노리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 전체규모는 갈수록 줄고 있는 반면 노인 등이 많은 거주하는 지방에서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범행하기 쉬운 노인들을 범행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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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는 발생건수 감소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이 21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보이스피싱 발생은 2007년 3981건, 2008년 8453건, 지난해 6711건 등을 기록했다. 최근 몇년간 급증세를 보이던 보이스피싱이 지난해 위축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크게 증가했다. 대구에서는 보이스피싱이 2008년 15건이었지만 지난해 276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 광주(128→165), 전북(123→136), 대전(191→225) 등도 전년도에 비해 피해 사건 수가 급증했다. 반면 서울의 경우 보이스피싱 발생은 1572건으로 건수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았지만, 2008년 2284건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다. 두 번째로 발생 건수가 많은 경기도는 2008년 1409건, 지난해 1401건 등 비슷한 수준이었다

●은행·경찰·검찰까지 사칭

노인을 겨냥한 보이스피싱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 보이스 피싱 범행 가운데 상당수는 조선족 등이 저질렀다. 때문에 조선족 특유의 억양이 있어 쉽게 사기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형적인 한국인 말투를 사용하고 피해자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정확하게 대는 경우가 많아 노인이 속아 넘어가기 쉽다. 또 예전에는 자녀의 납치, 부상 등을 주된 방식으로 삼았으나 최근에는 은행, 우체국, 택배기사는 물론 경찰, 검찰까지 사칭하고 있어 구별이 쉽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이 많이 알려지면서 피해가 줄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보이스피싱 수법을 잘 모르는 노년층은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보이스피싱 범죄발생이 증가하는 지역은 관계기관이 협력해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면 국민권익위원회 110콜센터(국번없이 110번 또는 1379번)로 전화해 상담 받으면 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10-03-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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