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끝낸 연평도 ‘고요’…주민 “불안”

대피 끝낸 연평도 ‘고요’…주민 “불안”

입력 2010-12-20 00:00
수정 2010-12-2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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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의 사격 훈련 예정으로 잔류 주민과 공무원,취재진 등이 모두 대피한 20일 오전 연평도는 섬 전체가 고요한 적막에 휩싸였다.

 간간이 마을에 남은 개들이 짖는 소리만 들릴 뿐 거리에는 사람 발걸음 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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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연평도 해상 사격 훈련이 예정된 20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대피소에 모여있는 연평도 주민들이 방독면을 써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군의 연평도 해상 사격 훈련이 예정된 20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대피소에 모여있는 연평도 주민들이 방독면을 써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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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이 예정된 20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주민들이 방공호에 모여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이 예정된 20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주민들이 방공호에 모여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다만 대피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군.경,면사무소 직원 일부만 대피소를 찾아다니고 있다.

 면사무소의 안내방송에 따라 차분히 대피소에 피신한 주민들은 면에서 준비한 스티로폼 위에 모포를 깔고 앉아 각자 챙겨온 이불 등을 덮고 추위를 녹였다.

 오전 10시30분께 찾아간 연평도 옛 충민회관 뒤편의 대피소에는 주민 15명과 공무원,군.경,취재진 등 총 28명이 대피해 있었다.

 주민들은 다소 차분한 표정으로 면에서 비치해 둔 전기 난로를 쬐며 사격 훈련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의 긴장을 풀려는 듯 책을 읽는 주민도 눈에 띄었고,대부분 주민은 삼삼오오 모여 사격 훈련이 언제 끝날지,북한의 추가 포격이 있을지를 우려하는 얘기들을 나눴다.

 대피소 앞에 있는 편의점 ‘GS25’에서 무료로 초코파이나 소시지 등을 제공해 배가 고픈 주민들은 허기를 달래기도 했다.

 단춘남(47.여)씨는 “집에 있다가 방송을 듣고 아침 먹은 설거지도 못하고 그냥 나왔다.대피소에 준비가 다 돼 있으니까 그냥 옷만 따뜻하게 껴입고 나왔다”라고 말했다.

 단씨는 “아침에 안개가 껴서 안 할 줄 알고 내심 마음이 편했는데 뉴스에서 훈련한다니까 긴장돼서 밥을 못먹겠더라”며 긴장했던 순간의 심정을 털어놨다.

 주민 고영선(71)씨는 “방송을 듣고 라디오만 챙겨서 나왔다.옷은 따뜻하게 입고 왔는데 마음이 불안하다”라고 걱정했다.

 연평교회 송중섭 목사는 “어차피 훈련을 할 거라면 빨리 지나가야지,계속 연기가 되니까 오히려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빨리하고 끝나는 게 주민들의 마음이 편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공공비축미 공판을 위해 섬에 들어온 이철훈(63)씨도 “자식들이 나오라고 성화를 하는데 수매만 끝나면 나가야겠다”며 “내 나이 70이 넘어야 연평도에 다시 평온이 찾아올 것 같다”라고 무거운 마음을 표현했다.

 한편 짙은 해무로 사격훈련이 지연되자 군 관계자는 직접 대피소를 찾아 “해무가 걷히면 바로 훈련을 할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며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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