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엽 전 성남시장이 운영한 ‘비리백화점’···15억대 뇌물

이대엽 전 성남시장이 운영한 ‘비리백화점’···15억대 뇌물

입력 2010-12-20 00:00
수정 2010-12-2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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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카·공무원이 합세해 만든 ‘비리 종합판’

 ‘1천200만원 상당의 50년산 로열살루트 위스키 한 병,한 병에 150만원 상당의 루이13세 코냑 3병,150만원 상당의 38년산 로열살루트 위스키 한 병,8천만원 상당의 달러와 엔화“이 전 시장 일가의 비리를 3개월 넘게 수사해온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이 전 시장의 집에서 압수해 20일 수사브리핑에서 공개한 압수품 목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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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엽 전 성남시장 일가와 성남시청 공무원 등 28명을 성남시청 비리와 관련해 20일 기소한 수원지검 성남지청 성남지청이 이 전 시장 자택에서 압수한 1천200만원 상당의 로열살루트 양주와 달러 등 현금 8천만원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이대엽 전 성남시장 일가와 성남시청 공무원 등 28명을 성남시청 비리와 관련해 20일 기소한 수원지검 성남지청 성남지청이 이 전 시장 자택에서 압수한 1천200만원 상당의 로열살루트 양주와 달러 등 현금 8천만원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이 가운데 포장지해도 20만원이 되는 로열살루트 50년산은 이 전 시장이 2008년 9월께 판교택지개발지구 업무지구를 수의계약으로 분양받게 해 달라는 명목으로 건설업자로부터 현금 1억원과 함께 받은 것이다.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성남시청의 비리는 시장과 그의 친인척,공무원,건설업자 등이 저지를 수 있는 온갖 비리를 총 망라한 ’비리 종합판‘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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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엽 전 성남시장
이대엽 전 성남시장
 검찰은 이 전 시장 일가 6명이 이 전 시장 재직중인 2002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챙긴 뇌물 액수가 21건에 걸쳐 15억여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은 2008년 분당구 석운동 승마연습장 허가와 관련,사업자로부터 3천만원을 받는 등 3명으로부터 1억8천만원과 1천200만원짜리 고급 양주 한 병을 받았다.

 그는 또 재임기간에 업무추진비로 회식을 시켜줬다는 식으로 영수증을 허위로 작성해 매달 200만씩 1억8천800만원을,자신의 아파트 가정부를 임시직 공무원으로 둔갑시켜 관사관리지원비 명목으로 매달 93만원씩 7천100만원씩 총 2억5천900만원의 성남시 예산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성남지역에서 ’작은 시장‘으로 불리던 이 전 시장의 큰 조카 이모(62)씨와 그의 아내 이모(63)씨는 관급공사와 성남시 공무원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돈을 받았다.

 조카 이씨는 공영주차장 신축공사 편의제공 명목으로 6천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골프연습장 건축허가 명목으로 1천500만원,신청사 시공업체 컨소시엄 업체 선정 개입 대가로 3억원,판교 신도시 조경공사 하도급 청탁과 관련해 2억1천만원의 ’검은 돈‘을 수수했다.

 이 전 시장과 조카 이씨는 호화청사의 대명사가 된 성남신청사를 지으면서 조카의 아들이 대표로 있는 조경업체에 17억5천만원의 조경공사를 맡기기도 했다.

 여기에다 조카 이씨는 아내 이씨와 함께 2007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승진에 목말라 하던 성남시 공무원 17명으로부터 총 1억5천500만원을 받고 인사에 깊숙이 개입했다.

 이 과정에서 조카 아내를 중심으로 공무원 사조직이 결성되고 인사철을 앞두고는 조카 이씨에게 ’충성을 맹세한다‘는 시청 공무원의 문자메시지가 쇄도하기도 했다.

 성남시청 공무원들도 이 전 시장 일가의 비리에 편승해 온갖 나쁜 짓을 저질렀다.

 자치행정과장을 지낸 이모(50.4급)씨는 2008년 10월부터 7개월간 공무상 비밀인 성남시 공무원 승진대상자 명부를 시장 조카 이씨에게 넘겨 줬고,정모(54.5급)씨는 공영주차장 건축업자로부터 공사편의 제공 명목으로 3천만원을 받았다.

 이모(50.5급)씨는 부하 직원으로부터 승진 청탁과 함께 5천만원을 받았고,청원경찰 송모(55)씨도 승진과 골프연습장 건축허가 청탁 명목으로 9천8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시장에서부터 시장의 친인척,거기에다 공무원들까지 합세해 지난 8년여간 성남시의 각종 사업과 인사에서 뇌물을 받아 챙겼다는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확인되자 성남시청은 충격에 휩싸였다.

 성남시 관계자는 ”일부 정치적인 공무원이 시장 권력에 빌붙어서 대다수 열심히 일하는 성남시 공무원을 욕 먹게 했다“며 ”이번 일이 성남시가 공정하고 청렴한 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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