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구제역 확진에 농가 ‘망연자실’

잇단 구제역 확진에 농가 ‘망연자실’

입력 2010-12-24 00:00
수정 2010-12-2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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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무심하시지..어떻게 이런 일이 1년에 두 번이나...”

 24일 경기도 김포시와 인천시 강화군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하자 이 지역 축산농민들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특히 지난 4월 구제역으로 큰 피해를 봤던 강화 지역의 축산농민들은 1년새 두번이나 닥친 ‘재앙’에 하늘을 원망하며 긴 탄식을 내뱉고 있다.

 이들은 23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뒤에도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이날 오전 결국 구제역 확진 소식이 전해지자 할 말을 잊은 채 깊은 절망감에 빠진 모습이다.

 불은면 주민 한모(64)씨는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과 약간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같은 강화인 만큼 안심하고 있을 수만도 없다”면서 “아무리 소독을 해도 구제역을 막을 수 없으니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라고 무력감을 토로했다.

 올 봄 구제역 때문에 기르던 소와 염소 약 30마리를 살처분한 주모(67)씨도 “그래도 하던 일이 이거라 다시 살아보려고 얼마 전 소 12마리를 입식했는데 구제역이 또 터졌으니 어떻게 하냐”라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자식같이 애지중지 키우던 돼지와 소가 매몰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농민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실제로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는 축산농가에서는 인부들이 “멀쩡한 가축을 다 죽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2일 구제역 양성 확진으로 돼지 6천700여마리를 살처분한 김포 돼지농장의 홍모(57)씨도 “37년 동안 돼지를 기르면서 이런 일은 단 한번도 없었다.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 지 막막하다”라며 고개를 떨궜다.

 강화군과 김포시 관계자는 “살처분 작업을 지켜보는 농민들이 무척 화가 나 있어 말을 붙이기 힘들 정도”라면서 “농민들의 고통을 헤아려 최대한 조심스럽게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매몰 작업의 어려움을 전했다.

 강화군은 23일 밤부터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와 주변 농가 등 모두 9곳에서 돼지,한우,육우 등 4천220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돌입했으며,김포시도 지난 22일 돼지와 소 등 1만여마리를 살처분한 데 이어 이날도 월곶면 갈산리 구제역 발생농장과 인근 농장에서 돼지 7천마리에 대한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

 김포시와 강화군은 구제역의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한 방역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강화군은 초지대교와 강화대교에 운영 중인 방역초소 외에 가축밀집 취약지구 5곳에 방역초소를 추가로 설치했으며,김포시도 일산대교와 김포대교 등 주요 도로에 설치된 14개 통제소에 공무원 101명과 일반 민간인 54명을 배치,통행 차량에 대한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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