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부인이 ‘보석왕’ 행세하며 한 짓들이

판사 부인이 ‘보석왕’ 행세하며 한 짓들이

입력 2012-01-11 00:00
수정 2012-01-1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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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출신 변호사의 부인 ‘보석王’ 자칭 16억 사기

#1. 피고인은 보석 중계업자에게서 다이아몬드 사각 프린세스컷 10캐럿 반지, 실론 사파이어 반지, 천연 백진주 반지, 19캐럿 천연 루벨라이트 보석반지, 다이아몬드 2~5부 테니스 목걸이 등 시가 합계 4억 3500만원 상당 보석을 받고 대금을 1억원만 지급했다.

#2. 피고인은 “명품 고급 시계인 7억원 상당의 ‘바쉐린콘스탄틴’ 주인이 건설업을 하다 망해서 한 보석점에 담보로 맡겨져 있는데, 3억 4000만원을 주면 4억 5000만원에 되팔아 이익금을 나눠 갖자.”고 거짓말한 뒤 투자금 명목으로 3억 4000만원을 받고 2억 1250만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3. 피고인은 실제 80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를 10억원 이상이라고 거짓말해 담보 제공하고 차용하는 방법으로 2억 8500만원을 편취했다.

피고인 1명이 여러 명을 상대로 벌인 보석 사기행각이다. 피고인 Y(47·여)씨는 재경지법 수석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A(55)씨의 부인이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Y씨가 지난해부터 연거푸 사기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이 5건을 기소,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Y씨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 등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 Y씨의 범행 대부분은 남편이 현직 판사로 재직 중일 때 일어났다.

보석판매업을 하던 Y씨는 보유 중인 보석을 미끼로 지인 6명에게 돈을 빌리거나, 보석을 팔아 이익을 나눠 갖자고 꼬드겼다. 지인들의 피해액은 16억 3000만원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Y씨가 스스로 ‘보석왕’이라 칭했고, Y씨 남편의 신분을 믿고 돈을 빌려줬다가 피해를 입었다.”고 입을 모았다. 피해자들은 A씨와 여러 차례 식사자리를 갖거나 Y씨 집에 초대받기도 했다. 피해자 배모(59)씨는 “Y씨가 사업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남편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면서 “당연히 남편도 사업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믿고 돈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는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안 뒤 남편의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가 하소연해 봤지만 ‘모르는 일이다’라면서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재경지법 수석부장을 끝으로 2007년 법복을 벗었다. 당사자인 Y씨는 ‘사실무근’이라며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Y씨는 “피해자들이 오히려 나를 모함하는 것”이라면서 “남편과는 최근 이혼했으며, 이 일과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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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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