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인정하지만 경위·법적 평가 수긍 못해”
계열사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된 최태원(52) SK그룹 회장과 최재원(49·구속기소) 그룹 수석부회장 측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원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들의 변호인인 민병훈 변호사는 “공소사실 가운데 금전흐름과 관련된 객관적 사실관계는 크게 다툴 것이 없다”면서도 “행위의 경위와 (법적) 평가는 수긍할 수 없다.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측 의견을 듣고 향후 재판 진행 일정과 방법을 정하는 절차로, 최 회장 등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최 회장 등이 펀드 출자 방식으로 계열사 자금 수백억을 횡령한 혐의 ▲최 부회장 소유 주식을 적정가격보다 비싸게 구입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계열사 임원에게 성과급을 과다지급한 뒤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횡령한 혐의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준홍(47)씨의 횡령 혐의 등 크게 4가지로 나눠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증거 서류가 2만 쪽에 달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3일 한 차례 준비기일을 더 열어 증거 동의와 관련된 변호인의 의견을 받은 뒤 내달 2일 첫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