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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에 뚫린 소백산 국립공원…진화 장비 등짐펌프·갈퀴 ‘고작’

화마에 뚫린 소백산 국립공원…진화 장비 등짐펌프·갈퀴 ‘고작’

입력 2016-04-03 13:27
업데이트 2016-04-0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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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진화 헬기 전국 45대뿐…지원받기 ‘전쟁’, 한밤에는 속수무책전문성 없는 ‘공무원 진화대’ 큰 도움 안돼…장비확충·전문인력 양성 시급

“어떻게 지켜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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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도깨비불’ 진화 작업
소백산 ’도깨비불’ 진화 작업 3일 충북 단양군 소백산에서 지난 1일에 이어 발생한 2차 화재 현장에서 진화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소백산 국립공원 방화선이 결국 뚫렸다.

지난 1일 저녁 발생해 27시간 만에 진화된 충북 단양군 소백산 화재 현장에서 3일 새벽 불씨가 다시 살아나 어렵사리 지켜냈던 국립공원까지 피해를 입었다.

단양군과 소백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는 지난 1일 밤부터 새벽까지 ‘국립공원 사수대’ 50여 명을 투입, 방화선을 쳐서 가까스로 국립공원을 방어했지만 후속 화재까지 막아내진 못했다.

단양군 등은 2일 오후 9시께 잔불 정리가 끝난 뒤 ‘완전 진화’를 선언한 뒤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진화대원들은 철수했지만 2개의 감시조가 현장에 남아 단양읍 천동리와 어의곡리 산악 지역을 나눠 맡아 혹시 되살아날지 모르는 불씨를 감시했다.

현장 감시조 말고 대기 인력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변에 배치됐다.

한밤중까지는 별일이 없었다. 하지만 동이 트기 직전인 새벽 4시 10분께 매캐한 냄새와 함께 어둠 속에서 연기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감시대원들은 즉시 119와 단양군청 상황실에 신고를 했고, 단양군은 현장 확인 후 오전 5시 15분 전 직원 비상소집 명령을 내렸다.

헬기가 동원된 진화 작업으로 오전 9시 20분께 불길이 잡혔지만, 일부 지점에서는 이미 국립공원 경계선을 넘은 뒤였다. 전날 국립공원을 500여m 남겨두고 불길을 저지했지만 이날 1㏊의 추가 피해가 발생하면서 방어선이 무너지고 말았다.

피해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최초 화재 발생 직후 사수대가 험한 산길을 뚫고 올라가 불길이 번지는 것을 목숨을 걸고 막아낸 터라 아쉬움이 더 컸다.

현장 진화 작업에 나선 대원들은 현재의 산불 진화 체계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며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소백산 화재를 계기로 산불 대응 체계를 재점검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시스템에서 산불 대책의 총책임자는 산림청장이다.

산림청장은 산림보호법에 따라 중앙산불대책본부를 운영하면서 전국 산불 상황을 총괄하고 통제한다.

각 지역에서 일어나는 산불 대응의 1차 책임은 일선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산림청, 국유림관리소에 있다. 농림부 산불예방 및 진화 등에 관한 규칙과 산림청 산불관리통합규정은 이들 기관을 ‘지역산불관리기관’으로 규정해 관리 책임을 명시했다.

산불이 난 지역이 국립공원이나 인근 지역일 경우 국립공원관리공단도 대응에 합류한다.

그러나 산불이 나는 지역은 산세가 험한 곳인 경우가 많아 헬기 진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이들 기관에는 대부분 헬기가 없다.

이번 소백산 화재에서 보는 것처럼 화재 현장에 도달하는 데만 몇 시간 이상 걸리기 일쑤다.

현장에 투입돼도 산불 진화 비전문가인 공무원과 주민들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초고령화 현상이 심해지는 농촌 지역의 경우 동원 가능한 인력 자체도 크게 부족하다.

어렵사리 현장에 도착해도 등짐 펌프와 삽, 갈퀴 등을 이용해 불길 확산 속도를 늦추는 역할에 그친다.

소방당국도 산불이 나면 기본적으로는 지원만 하는 데다 소방차는 현장 근처에 접근조차 못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단양군 관계자는 “지대가 험한 산에서 불이 나면 진화 작업은 사실 헬기에 전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다”며 “사람이 할 수 있은 방화선을 쳐서 확산 속도를 늦추고 잔불을 정리하는 정도가 전부”라고 말했다.

헬기에 대한 의존도가 이렇게 절대적이지만 산림청 진화 헬기는 강원도 원주를 비롯해 전국 11곳의 격납고에 45대밖에 없다.

산림청은 전국 어디든지 30분 이내 도착하는 ‘골든타임제’를 운영 중이지만 요즘처럼 산불이 잦은 때는 헬기를 지원받는 일이 여의치 않다.

단양군도 이번 소백산 화재 때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난 산불로 헬기 확보에 적지 않은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 산불이 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산불 진화용 헬기는 계기 비행이 가능한 전투용 헬기와 달리 자동항법 장치가 없어 육안으로 비행해야 한다. 야간 화재 시에는 비행 자체가 불가능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소백산 화재는 지난 1일 오후 6시께 일어났지만 날이 어두워져 헬기는 뜨지 못했다. 이튿날 날이 밝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400여 명이 뜬눈으로 밤을 새며 방화선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단양군 관계자는 “지대가 높고 산세가 험한 곳에서 불이 나면 진화가 쉽지 않다”며 “헬기를 비롯한 장비 확충과 함께 체력과 기술을 겸비한 전문 진화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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