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붕괴사고> “꿈자리 사나워 말렸는데…” 유가족 오열

<남양주 붕괴사고> “꿈자리 사나워 말렸는데…” 유가족 오열

입력 2016-06-01 16:13
수정 2016-06-0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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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있음.>>“공사업체·당국, 가족들에 시신 확인·경위 확인 지연” 분통

“어젯밤 꿈자리가 사나워서 아침에 남편한테 일 가지 말라고 했는데, 요새 일이 많다며 나갔다가…”

1일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선 공사현장 붕괴사고로 숨진 근로자 윤모(62)씨의 아내는 남양주한양병원 응급실에서 딸을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윤씨의 아내는 “(남편은) 30년 넘게 지하철 일을 했다”면서 “얼마나 착한 사람이었는데, 너무나도 불쌍하다”며 목놓아 울었다.

윤씨는 다른 현장에서 일하다가 2주 전부터 이곳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 가족을 비롯해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은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은 믿기지 않는 듯 연신 눈물을 쏟아냈다.

전신 화상을 입어 현재 생명이 위독한 심모(51·중국인)씨 아내 김모(49)씨는 남편이 입원한 중환자실 앞에 앉아 입구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심씨는 가스폭발로 얼굴을 비롯한 상반신 전체에 3도 화상을 입고 응급실에 실려왔다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김씨는 “남편은 3년여 전까지 중국에서 장사를 했는데 한국에 있는 부모님을 가까이서 자주 찾아뵈려고 서울로 올 정도로 효자”라고 했다.

그는 남편에 대해 “술·담배도 안 하고 묵묵히 일만 하고,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위험한 일은 안 하는 사람”이라면서 “지하철이 다른 공사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가스가 폭발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가슴을 쳤다.
유가족들은 공사업체와 당국이 기본적인 일 처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숨진 윤씨의 사위 이모(36)씨는 “뉴스에서 사고를 보고 소방서에 있는 지인한테 연락해서 병원까지 찾아왔다”며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와서 기다린 지도 3시간이 지났는데 아직 업체는 물론 경찰도 연락이 없어서 시신이 장인이 맞는지 확인도 못 하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사고가 어떻게, 왜 났는지를 가족한테는 설명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사망자 정모(60)씨의 조카 천모(40)씨는 “삼촌과 같이 일하는 고향 사람이 여러 명을 거쳐서 내게 연락해 알게 됐다”면서 “후진국도 아닌데 시스템이 제대로 안 갖춰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7시 25분께 발생한 남양주시 진접선 지하철 공사현장 붕괴사고로 4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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