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인사로 지목된 법조인 송화식 부도비…민족문제연수소 “단죄비 세워 친일행적 알려야”
일제 강점기 당시 친일인사로 지목된 법조인 부도비가 광주 원효사에 방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1일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에 따르면 원효사에는 일본 총독부의 황국신민화 정책에 앞장선 전력으로 친일인사로 지목된 송화식(1898∼1961)의 부도비(공적이 기록된 비석)와 부도(사리를 보관하는 탑)이 있다.
이 탑들은 원효사와 별개로 송화식 후손들이 20여년전에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송화식은 목포에서 태어나 1918년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청 서기 겸 통역을 시작으로 법조계에 들어왔다.
이후 조선총독부 판사로 임용돼 부산지방법원 통영지청 판사로 재직하다 광주지방법원으로 옮긴 뒤 1927년 퇴직했다.
광주에서 변호사를 개업한 그는 한때 항일 운동 관련자들을 변호하기도 했다.
1928년 광주공립고등보통학교 동맹휴교 사건 관련자들의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정치에도 참여하는 등 광주지역 유지로 활동했다.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조선인들의 전쟁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조직한 전국최대 민간 조직인 조선임전보국단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또 전쟁 수행을 위한 근로 동원을 목적으로 조직된 국민동원총진회 이사로 선임되는가 하면 각종 기관지와 방송을 제작하는 국민총력조선연맹 이사로 선출돼 활동했다.
광복 이후에는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 광주고등검찰청 제3대 검사장을 역임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송화식의 친일행적을 지적하면서 그를 친일인명사전 사법 부분에 선정했다.
2009년에는 대한민국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제3기 친일반민족행위자 705인의 명단에 포함됐다.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는 송화식의 부도 옆에 단죄비를 세워 친일행적을 조명한다는 계획이다.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은 “부도를 뜯어버리면 아무도 그의 친일행적을 모르니 친일인명사전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단죄비를 세워 어떤 일을 했는지 알려야 한다”며 “후손에게 전해지는 교육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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