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인실’…환자끼리도 부딪치는 과밀 병실이 피해 키워

‘20인실’…환자끼리도 부딪치는 과밀 병실이 피해 키워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9 16:43
업데이트 2018-01-29 16:4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세종병원, 1인당 면적 개정 의료법 70% 수준…“다닥다닥 숨 막힐 정도”

화재로 39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은 좁은 공간에 지나치게 많은 병상을 운영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밀양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세종병원 본관에는 총 17개 병실에 95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다.

17개 병실의 환자 1인당 평균 면적은 4.6㎡가량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개정된 의료법 기준인 환자 1인당 면적 6.3㎡의 70% 수준이다.

특히 건물 3층 301호는 20인실로 평소 15명이 넘는 환자가 몰려 있었다.

참사 희생자 가족인 A(52)씨는 “침대와 침대가 다닥다닥 붙어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녔다”며 “병실에 오래 있으면 숨이 막힐 정도였다”고 전했다.

밀양보건소에 따르면 화재 당시 3층에는 총 21명이 입원 중이었다. 이 중 9명이 지난 26일 화재로 숨졌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2층 병실의 환자 1인당 면적은 4.3∼4.6㎡ 수준이다. 개정 이전의 의료법 기준인 4.3㎡를 가까스로 넘기는 수준의 병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소방청 관계자는 “좁은 병실에 거동이 불편한 많은 환자가 있었기 때문에 화재 규모에 비해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세종병원은 개정 이전의 법적 기준인 4.3㎡를 겨우 넘길 정도의 면적만 확보하고 좁은 공간에 많은 병상을 운영했다.

환자 8명이 목숨을 잃은 5층 병실 6개 중 5개 병실의 환자 1인당 면적이 4.3㎡에 불과했다.

1992년 사용승인을 받은 세종병원은 지난해 2월 개정된 의료법(1인당 면적 6.3㎡) 적용 대상은 아니다.

지난해 2월 개정된 의료법에 따르면 의원이나 병원은 병실 하나당 최대 4개, 요양병원은 최대 6개까지만 병상을 놓을 수 있다. 환자 1인당 6.3㎡ 면적도 확보해야 하고 병상 간 거리도 1.5m 떨어뜨려야 한다.

세종병원은 현행법 기준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좁은 병상에 많은 환자를 받았지만 25년 전 허가를 받은 점을 고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법망에 저촉되지 않고 영업을 계속해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법 개정 이전에 허가를 받은 병원이라 하더라도 불시의 재난이나 사고 상황에 대비, 환자 수를 조정하고 피난로를 확보하는 등 안전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좁은 공간에 과밀하게 운영하는 병원은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병상 간 여유 공간을 확보하고 피난 경로를 점검하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 2024 파리 올림픽
‘제헌절 공휴일’ 당신의 생각은?
제헌절(7월 17일)은 1949년부터 2007년까지 58년간 공휴일이었지만,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됐습니다. 국경일인 제헌절을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유급휴일을 늘리면 기업에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제헌절 공휴일 지정,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