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단독 사퇴하라” 현직 검사…검찰 내 첫 사퇴 요구[전문]

“추미애 단독 사퇴하라” 현직 검사…검찰 내 첫 사퇴 요구[전문]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12-01 16:27
수정 2020-12-0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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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청사 들어가는 秋
정부청사 들어가는 秋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정부과천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여부를 심의하는 검사징계위원회를 다음달 2일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
현직 검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단독 사퇴를 요구했다. 검찰 내에서 추 장관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진영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는 1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추미애 장관님, 단독 사퇴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장 검사는 “장관은 더 이상 진정한 검찰개혁을 추진하실 자격과 능력이 없으니 국민을 상대로 진정한 검찰개혁의 의미를 왜곡하거나 호도하지 말고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 장관직에서 단독 사퇴해달라”고 촉구했다.

추 장관이 단독 사퇴해야 하는 7가지 사유 언급장 검사는 “장관은 국민에게 검찰개혁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덮고 민주적 통제를 앞세워 검찰을 장악하고자 하는 검찰 개악을 추진하면서 마치 이를 진정한 검찰개혁이라고 국민을 속여 그 권한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법무부의 최고 수장으로서 누구보다 법치주의를 준수해야 함에도 절차와 법리를 무시하고 황급히 감찰규정을 개정하며 비위 사실을 꾸미고 포장해 총장에 대한 위법·부당한 직무배제와 징계 요구를 감행해 법치주의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장 검사는 형사사법 시스템 완비 업무 등한시, 검찰총장에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뒤집어씌움, 국민과 검찰 구성원 간 이간질,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등을 언급하며 추 장관이 장관의 권한을 남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 검사는 “여러모로 부족한 일선 검사가 이상에서 나열한 내용 정도만으로도 장관님은 더 이상 진정한 검찰개혁을 추진하실 자격과 능력이 없다”고 했다.

또 “이미 장관님이 꿈꾸시는 검찰개혁은 장관에게 주어진 인사권, 감찰권 등을 통해 더욱 철저히, 노골적으로 검찰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임이 드러났다. 특히 이번 검찰총장에 대한 위법·부당한 직무배제, 징계 요구를 통해 진정한 검찰개혁을 희망하는 전국청의 검찰 구성원들로부터 사실상 불신임을 받으셨으며, 결코 진정한 검찰개혁의 소임을 이루지 못할 것임이 자명해졌다”고 했다.

끝으로 “현 총장님까지 물귀신 작전으로 동반 사퇴로 끌어들일 생각은 말아주십시오”라며 “현 총장을,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하며 내 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는 이유로 동반 사퇴로 끌어들인다면 사퇴 순간까지도 검찰을 정치로 끌어들여 진정한 검찰개혁을 욕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복무평가 기간에 이런 글을 올리니 더 법무부의 눈치가 보인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윤석열
추미애 윤석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다음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단독 사퇴 요구서 [전문]추미애 장관님, 단독 사퇴해주십시오.

장관님,

장관님은 아래와 같은 사유로 더 이상 진정한 검찰개혁을 추진하실 자격과 능력이 없으시니, 더 이상 국민들을 상대로 진정한 검찰개혁의 의미를 왜곡하거나 호도하지 마시고 진정한 검찰 개혁을 위해 장관직에서 단독 사퇴해주십시오

1. 법무부의 최고 수장으로서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 국민들에게 검찰개혁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지난 정권들의 민주적 통제하에서 벌어졌던 검찰의 하수인 역할을 막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정치적 독립의 실현이라는 오랜 열망의 검찰개혁의 참뜻을, 사실은 오로지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덮고 민주적 통제를 앞세워 검찰을 장악하고자 하는 검찰개악을 추진하면서 마치 이를 진정한 검찰개혁이라고 국민들을 속임으로써 그 권한을 남용

2. 법무부의 최고 수장으로서 누구보다 법치주의를 준수하고, 임명권자의 의중을 잘 살펴 검찰개혁에 앞장서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하라며 누구보다도 진정한 검찰개혁의 참뜻을 알고 계신 임명권자께서 신임하여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2년의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에 대하여, 임명권자께서 당부하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는 이유로 절차와 법리검토를 무시하고 황급히 감찰규정 개정하며 비위사실을 꾸미고 포장하여 검찰총장에 대한 위법·부당한 직무배제와 징계요구를 감행하여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임명권자의 진의를 거스르며 진정한 검찰개혁을 역행함으로써 그 권한을 남용

3. 법무부의 최고 수장으로서 한 달 후면 시행될 민생과 직결된 새로운 형사사법시스템에 따른 검찰 업무 시스템 정비를 검찰총장과 협력하여 신속히 완료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시급하고 긴급한 업무는 뒷전으로 한 채 오로지 내편과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한다는 이유로 위와 같이 검찰총장에 대한 위법·부당한 직무배제와 징계요구를 감행하여 검찰총장으로서 시급한 형사사법시스템의 완비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법무부수장으로서 시급한 형사사법시스템 완비 업무를 등한시함으로써 그 권한을 남용

4. 법무부의 최고 수장으로서 누구보다 검찰구성원들의 충언에 귀 기울이고 그 충언의 진의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오로지 불통과 권위적인 모습으로, 진정한 검찰개혁을 이루기 위한 검찰구성원들 충언의 참뜻을 헤아리지 아니하고, 귀와 마음을 닫은 채 오로지 장관 편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국민들을 상대로 검찰개혁의 반발로 호도하고 금융경제중대사범의 자필 편지보다도 못한 취급을 하며 국민들에게 검찰구성원들의 진의를 제대로 전달하지 아니하고 왜곡하여 국민들과 검찰구성원을 이간질함으로써 그 권한을 남용

5. 법무부의 최고 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함에도,

SNS등을 통해 정치적 중립의무를 명백히 위반하여 고발조치까지 된 진모 검사와 정권에 유리한 수사를 담당하여 독직폭행으로 기소된 정모 검사에 대하여 아무런 직무배제나 징계요구를 하지 않음으로써 계속하여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도록 방기하거나 묵인함으로써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낳아 그 권한을 남용

6. 법무부의 최고 수장으로서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함에도,

여당대표, 여당 측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전문 정치인으로서 뛰어난 정치감각을 발휘하여, 검찰총장의 일반적 행보에 온갖 정치적 해석을 덮어씌워, 정치감각 없이 매번 눈치 없이 수사하다 어느 정권에서도 핍박을 받는 검찰총장을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로까지 앞장서서 만들었음에도 그 탓을 검찰총장에게 뒤집어씌우며 국민들을 상대로 검찰총장이 정치를 하여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속임으로써 그 권한을 남용

7. 법무부 최고 수장으로서 국민과 법치 실현을 위해, 법치에 근거하여 그 권한을 행사하고 직무를 수행하여야 함에도,

내편과 정권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내편인지, 아닌지로 실질적인 기준을 삼아 장관의 인사권, 감찰권 등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이 나라를 무법천지로 만들어 그 권한을 남용

여러모로 부족한 일선검사가 이상에서 나열한 내용 정도만으로도 장관님은 더 이상 진정한 검찰개혁을 추진하실 자격과 능력이 없으시며, 이미 장관님이 꿈꾸시는 검찰개혁은, 사실은 장관에게 주어진 인사권, 감찰권 등을 통해 더욱 철저히, 더욱 노골적으로 검찰을 더욱 철저히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임이 드러났으며,

이는 국민들이 오랫동안 그토록 열망해온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통해 정권의 하수인 역할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했던 진정한 검찰개혁을 명백히 역행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의 진정한 의미에 대하여 국민들을 상대로 호도하였고, 특히 이번 검찰총장에 대한 위법·부당한 직무배제, 징계요구를 통해 진정한 검찰개혁을 희망하는 전국청의 검찰구성원들로부터 사실상 불신임을 받으셨으며, 결코 진정한 검찰개혁의 소임을 이루지 못할 것임이 자명해졌습니다.

따라서 장관님은 더 이상 진정한 검찰개혁을 추진하실 자격과 능력이 없으시니, 더 이상 국민들을 상대로 진정한 검찰개혁의 의미를 왜곡하거나 호도하지 마시고, 오랫동안 열망해 온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 장관직에서 단독 사퇴해주십시오.

임명권자께서 요구하신 검찰개혁의 임무를 누구보다 철저히 수행하고 계신 현 총장님까지 물귀신 작전으로 동반 사퇴로 끌어들일 생각은 말아주십시오.

임명권자께서 요구하신 검찰개혁의 임무를 누구보다 철저히 수행하고 검찰의 독립과 중립을 위해 보장된 임기를 성실히 수행하시려는 현 총장님을,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하며 내 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는 이유로 동반 사퇴로 끌어들이신다면 이는 사퇴의 순간까지도 검찰을 정치로 끌여들여 진정한 검찰개혁을 더욱 욕보이는 것입니다.

지난번 ‘추 장관님이 꿈꾸시는 검찰개혁’이라는 글을 비롯하여 제가 계속해서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검찰개혁의 의미가 너무나도 왜곡되고 호도되는 것을 더 이상 방관만 하는 것도 공직자의 자세가 아닌 것 같아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제가 느끼고 깨달은 바를 조금이라도 실천해보고자 미력하고 아무런 힘도 없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돌을 던져보고자 함입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바로 보아주지 않을까 해서요.

복무평가 기간에 이런 글을 올리니 더 법무부의 눈치가 보이네요.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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