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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줄어 재정난에 빠질라”… 자사고, 일반고 자진 전환 속출

“학생 줄어 재정난에 빠질라”… 자사고, 일반고 자진 전환 속출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19-07-14 22:20
업데이트 2019-07-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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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여파로 신입생 경쟁률 ‘뚝’

“수시 비중 늘어 내신 불리” 인식 강해
일반고의 3배 달하는 수업료도 한몫
학교들, 재지정 문턱 못 넘을까 우려
교육당국의 재정·행정적 지원 기대도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들이 관할 교육청의 지정 취소 결정에 반발하는 가운데 일반고 전환을 자진 신청하는 자사고들도 줄을 잇고 있다. 대학 입시에서 자사고가 과거와 같은 위상을 누리지 못하면서 학생 충원이 어려워진 탓이 크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전북 군산중앙고와 익산 남성고, 대구 경일여고가 자사고에서 일반고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지 않았지만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군산중앙고는 한국GM 군산공장의 가동 중단 등으로 지역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최근 2년간 신입생 미달 사태를 빚다 지난 5월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고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 익산 남성고는 지난해 후기고 모집에서 경쟁률이 0.63대1, 대구 경일여고는 0.34대1에 그치면서 일반고 전환 방침을 세우고 학부모 등의 의견수렴에 나섰다.

자사고는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받는 대신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는다. 때문에 학생 충원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재정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라 2010년을 전후해 전국적으로 급격히 늘어난 자사고들 중 상당수는 법인 전입금이 넉넉지 않은 데다 수업료를 더이상 올리기도 어려워 재정난에 시달려 왔다. 이 같은 이유로 스스로 일반고로 전환한 자사고들은 2010년 이후 모두 11개교에 달한다.

명문대 진학의 발판으로 여겨졌던 자사고가 학생 충원마저 어려워진 이유는 대학 입시에서 자사고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정시 수능의 영향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수시 모집의 비율이 7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우수 학생들이 모여 있는 자사고는 내신 성적을 얻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우후죽순으로 지정된 자사고들이 일반고의 3배에 달하는 수업료를 낼 만한 교육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하나고(전국단위)를 제외한 서울 21개 자사고의 입학경쟁률은 2017학년도 1.70대1에서 올해 1.30대1로 하락했다. 서울 외 지역 자사고 11곳의 경쟁률은 올해 0.84대1에 그쳤다.

교육계에서는 신입생 모집에서의 미달 사태로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고려하는 학교들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일반고로 전환해 재정 지원을 받고 싶어도 학부모 반발을 우려해 지정 취소를 반대하는 공동 전선에 보조를 맞추는 학교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에 대해 재정·행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학교별로 최대 5년간 20억원씩 지원하고 고교학점제 등 교육 과정의 다양화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일반고로 전환되는 자사고에 3년 동안 교육부가 예산 10억원을 지원하겠다”면서 “교과선택제나 고교학점제 등을 통해 일반고 학생들에게 기회를 넓혀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9-07-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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