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뇌졸중’ 시간이 중요 1초라도 빨리 치료를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뇌졸중’ 시간이 중요 1초라도 빨리 치료를

입력 2010-12-20 00:00
수정 2010-12-2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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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중풍이라고 부르는 뇌졸중은 정말 위험한 질환입니다. 생명을 앗아가는 것은 물론 인간이 견디기 어려운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최근 발간된 미국 하버드대 뇌과학자 짐 볼트 테일러 박사의 뇌졸중 체험기 ‘긍정의 뇌’는 이런 문제를 극적으로 서술해 눈길을 끕니다. 그는 뇌졸중이 닥친 첫 경험을 이렇게 적습니다. “느릿느릿 몸을 일으키자 왼쪽 안구 뒤를 날카로운 것으로 찌르는 고통이 밀려왔다. …갑자기 찾아온 극심한 고통이 어딘가 수상쩍었다.” 사실, 모든 사람이 뇌졸중을 안다고 자부하지만 막상 이런 증상을 겪으면 긴가민가 하며 시간을 지체하기 일쑤입니다. 뇌과학자라는 테일러도 이런 상태에서 러닝머신을 타려 했을 정도니까요.

뇌졸중은 시간이 중요합니다. 단 1분이라도 빨리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치명적인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얼떨떨했고 욱씬거리는 머릿속 고통이 점점 심해졌”지만 그는 아직도 자신에게 닥친 불행의 실체를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혈관 밖으로 쏟아진 피는 연한 뇌조직을 압박해 행동장애나 언어장애 같은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마침내 테일러는 기억을 잃습니다. 그는 이 순간을 “정상적인 인지의 흐름이 뚝뚝 끊겨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돌이킵니다. 그런 그가 문제의 실체를 확인한 것은 한참 뒤였습니다. “갑자기 오른 팔이 마비가 되어 옆으로 풀썩 떨어지며 균형을 잃었다. ”그때야 그는 “맙소사. 뇌졸중이야. 내가 뇌졸중에 걸렸어.”라며 자신의 현실을 감지합니다.

중요한 점은 그가 8년이라는 긴 세월을 끈질기게 버텨내 마침내 거의 정상을 회복했다는 점입니다. 불행을 이겨내는 것, 그것은 불행을 겪을 수 있는 인간만의 특권임이 틀림없습니다.

jeshim@seoul.co.kr

2010-12-2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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